전 직장에서 2년 가까이 재택을 하는 동안에는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새 직장을 시작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아졌고 특히 이번주가 피크였던 것 같다. 아직 친해지지 못한 회사의 동료들과의 첫 회식이 있었고 생전 처음 20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패널토크를 진행하였으며 이번 기수 메모어 팀원분들을 처음 만나 강남의 헌팅 술집까지 가게 되었다. 사회성 패치가 진행되어 개량되었다고는 하나 근본적으로는 내향형인 I에게는 꽤나 가혹한 일정이었다. 덕분에 이번 주말도 잠만 자며 보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힘든 이유는 세상의 많은 다른 일들 처럼 사람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새로운 학교나 학원에 처음 갈때 그 길이 너무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익숙해져 편안하게 느껴진다. 지금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처음 만났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어색함에 오그라든다. 이젠 세상 모든 것이 익숙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 감각의 차이를 조금은 즐기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이 아직도 쉽지는 않나보다.
새로운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힘든 시간을 거쳐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나는 것은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서점에 꽂힌 수많은 책들처럼 한명 한명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환경에서 고유한 경험을 통해 발전시킨 철학과 감정들을 들으면 내가 혼자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들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힘들어 하면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이번 주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런 만남들이 단기성으로 끝나기 보다는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깊이 알아가는 인연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