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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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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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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위한 인수인계 기간이라 좀 여유롭다. 그 동안 새로운 회사 준비보다 못 봤던 책들을 읽으려 한다. 책을 계속 좋아해 왔지만 상황에 따라서 많이 읽을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다. 책을 열심히 읽는 기간이면 내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석사 기간과 같이 책을 못 읽을 때에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더라도 세상울 보는 관점은 그대로여서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책은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돼야 한다."는 카프카의 말처럼 좋은 책은 내 관점을 바꾸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탄탄한 근거가 있는 신선한 주장의 책을 읽을 때 마다 그동안 이렇게 모르고 어떻게 살아왔을까 감탄하게 된다. 이런 깨달음이 독서의 재미인 것 같다.
그동안 책을 읽다보니 나만의 방식들이 생겼다. 나는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읽는 분량을 정하기 보다는 매일 30분이라도 독서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대부분의 책은 리디북스에서 전자책으로 사고 없는 경우에는 알라딘에서 중고책을 산다. 하드카피가 독서 효과가 좀 더 좋긴 하지만 집에 책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고 언제든지 책을 다시 꺼내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전자책을 선호한다. 대신 전용 단말기를 애용하고 매달 정기 결제로 책 구매를 위한 자금을 할당해 놓아 읽고 싶은 책은 과감하게 구입한다. 내 나름의 사치이자 출판 업계에 대한 (조그마한) 응원의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되도록 인문, 과학, 문학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책 3~4권을 동시에 읽는 편인데 단말기를 이용하면 이렇게 하기에도 편리하다. 관련 없어보이는 분야들의 책을 동시에 읽으면 생각지도 못하게 연결되는 부분을 찾아 재미있는 발상으로 이어질 때도 있어서 좋다. 또 다른 내 습관 중 하나는 책의 한 단원이 끝날 때 마다 읽는 책을 바꾸던지 쉬는 텀을 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읽은 내용이 훨씬 잘 기억에 남는 것 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데 나는 영양분처럼 새로운 생각도 소화시킬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진다. 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덮는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대충 빠르게라도 끝까지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간혹 끝에 반전이 있어 작품 전체를 재평가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읽는데 정해진 방법은 없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대로 책을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책은 뭔가를 얻어가기 위해서 각잡고 읽을 때 보다 맘편히 즐길 때 더 와닿는 것 같다. 세상에는 책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많지만 그래도 나에겐 아직 책만이 줄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