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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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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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2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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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날씨가 정말 좋았고 근로자의 날 대체 휴일과 어린이 날 이렇게 이틀이나 쉬는 날이 있었다. 덕분에 푹 쉴 수 있었다. 일도 있었고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이 많지 않아서 오랫만에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 황금같은 한 주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무언가를 계획했었겠지만 딱히 생각없이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여유있게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그동안 못했던 달리기도 많이 달렸다. 다른 방해 없이 현재의 순간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던 주였던 것 같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기 전 가지고 있는 휴가를 모두 써야한다. 긴 휴가하면 보통 여행을 많이 생각하지만 나는 큰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같이 놀아줄 사람도 없을 뿐 더러 혼자 갈 만큼 궁금한 곳도 없는 것 같다. 사실 나처럼 머리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비슷하다. 아무리 호화로운 휴양지에 있더라도 쓸데없는 고민에 빠져 불행할 수 있고 방구석에 있어도 행복할 수 있으니 여행에 큰 소비를 하는 것은 그다지 경제적이지 않다. 그래도 집에서 조금 벗어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조용한 곳에서 편히 책을 읽을 수 있고 밥 정도만 챙겨주는 곳을 생각하다보니 뜬금없이 템플 스테이가 생각났다. 나는 무신론자긴 하지만 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점만 빼면 절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휴가 장소처럼 보인다. 알아보니 강원도쪽에 강아지가 있는 절이 있어서 예약을 해두고 10일의 휴가를 냈다. 하루종일 편하게 책이나 읽을 생각에 벌써 설렌다. 읽고싶었던 책들을 많이 사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