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렇게 될 거였으면하지 시작하지 말껄." 우리는 종종 결과에 비추어서 과정에 가치를 매긴다. 이런 태도는 어떻게 보면 성장적인 자세일 수도 있다. 열심히 공부한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과정을 바꾸는 것이 좋은 성적을 받게 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정은 학습으로써 의미만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과정은 미래의 좋은 결과가 전제되어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 학습했음에도 불구하고 운동 선수가 마지막 도전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지 못한다면 그 과정의 노력들은 의미가 없는 것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는 누가 결정하는 것일까? 세상은 개인의 결과를 축적하기 때문에 결과가 중요한 것은 개인보다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결과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보상한다. 하지만 세상이 부여한 의미만 추구하게 되면 자신의 의미를 놓치게 된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과정이며 그 결과를 누릴 시간은 찰나이다. 이기지 못한 경기, 성공하지 못한 기회, 이루지 못한 사랑 모두 나의 시간과 열정이 담겨있다. 이러한 시간들은 나이테처럼 내 자신을 구성한다. 이 시간들을 어떤 감정들로 채웠냐에 따라서 나만의 독특한 나이테가 만들어지며 그것이 나만의 삶을 만든다. 그리고 우리에겐 그것만이 아름답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죽을 때 결과보다 그 아름다움이 더 생각나는 것일 것이다. 과정의 가치는 패배자의 변명이 아니다. 과정은 우리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