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정리 - 팔굽혀펴기 - 물 - 명상(10) - 커피 - 책(25) - 논문(25) - 샤워 - 글쓰기(25) - 하루계획
글을 쓰는 현재, 나의 아침 루틴은 위와 같이 구성된다. 이 모든 루틴을 마치는데 1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걸리며 가장 최근에 추가한 습관은 3개월 전에 시작한 글쓰기이다. 처음에는 조금씩 시작했는데 긴 시간에 걸쳐 하나씩 추가하여 이렇게 긴 아침 루틴이 형성되었다. 모닝 루틴은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과도 같아서 루틴을 시행하는 동안 자기 자신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된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나는 원래 카톡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카카오 뉴스를 확인했는데 대체로 뉴스가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들이 많아서 피폐한 정신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하지만 위 루틴을 시행하는 동안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는데 덕분에 좀 더 중심이 잡힌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람마다 자신이 준비가 되는데 필요한 행동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습관을 잘 생각해서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1.
눈을 뜨자마자 하는 습관인 침대 정리는 유튜브 영상(https://youtu.be/3sK3wJAxGfs)을 보고 나서 부터이다. 이불을 개는 것 보다 이불을 펼쳐 침대를 덮는 것에 가까운 이 행동은 30초도 안 걸리는데 이 짧은 행동은 생각보다 많은 효과를 가진다. 이 행동을 하려면 일단 침대에서 나와야하기 때문에 눈을 떠서 침대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또한 깨끗하게 정리된 침대를 보면 활동시간 동안 다시 쉽게 침대에 눕게되지 않는다. 그리고 영상에서 말한 것 처럼, 하루를 과업의 성취로 시작하고 하루를 마칠때 그 성취를 보면서 잠자리에 드는 것은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영향을 많이 준다.
2.
그 다음 하는 행동인 팔굽혀펴기는 나의 나이 개수 만큼 한다. 이 습관의 목적은 운동이 아니고 신체에 가볍게 활력을 불어넣고 잠을 깨기 위함이다. 이 행동도 30초도 걸리지 않는데 이불 개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팔굽혀펴기는 잠을 깨고 정신을 차리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잠이 오기 쉬운 명상을 할 때 도움이 된다. 원래 아침에 헬스장에 가서 30분간 달리고 오거나 집에서 팔굽혀펴기, 스쿼트, 레그레이즈를 100회하는 것와 같이 체력 향상 목적의 운동을 했던 적이 있는데 다른 활동을 위한 에너지까지 고갈되어 방전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그래서 아침에는 좀더 정신적인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제대로된 운동은 낮으로 미루고 대신 약식 팔굽혀펴기로 전환하였다.
3.
운동후 물을 한컵 마시는데 이 때 마시는 양은 엄밀하게 정해두지 않는다. 그냥 갈증이 사라질 정도로 마신다. 가지러 가기고 귀찮을 수 있기 때문에 방에 생수 한통을 가져다 두면 편리하다. 자면서 고갈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상후 물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외에 체감하는 효과는 호흡기와 위장을 씻어내는 느낌이 들고 동시에 잠을 깨는 데 도움이 된다.
4.
다음 하는 활동은 명상이다. 나는 Headspace라는 오디오 유도 명상 어플을 유료결제하여 사용중이고 여러 기능이 많은 것 같지만 가장 기본 기능인 Today's meditation을 사용하여 10분간 명상을 한다. 이는 헤드스페이스 창업자인 앤디 퍼디컴 아저씨가 정신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10분간 명상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부좌를 할 필요는 없고(이는 무릎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사무 의자에 앉아서 창문밖을 바라보며 햇빝을 쏘이며 한다. 하지만 이 활동은 보이는 것 만큼 평화롭지는 않은데, 밖에서 볼때는 편안히 눈감고 앉아있는 것 같지만 생각이 많은 나는 강한 급류와 같은 내 생각에 떠밀려들어가 10분간 공상만 하고 끝나기 십상이었다. 명상은 아침 루틴중 가장 힘든 루틴중 하나이긴 하지만 확실히 정신적 안정감을 유지하는데 효과는 있다.
5.
힘든 명상을 끝내고 나에게 조그마한 상을 주는데 커피를 마시면서 25분간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이다. 사실 나는 키토 식단을 실천중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미리 구매해놓은 방탄커피를 아침 대용으로 마신다. 시간과 편의성을 위하여 액상형 종이팩을 대량으로 구매해놓고 하나씩 가져와서 책을 읽으며 마시고 반드시 눌러접어서 버린다.
6.
독서의 좋은 점은 이미 수많은 곳에서 역설을 해서 내가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에게 책은 내가 어제의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또한 책은 내 시야를 넓혀서 일에 과몰입 하는 것을 어느정도 방지해주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장기적으로는 생산성도 높여준다. 실제로 과거에 눈 뜨자마자 업무에만 집중할 때 보다 삶의 만족도 또한 훨씬 좋아졌다. 25분은 포모도르 테크닉에서 최소 집중단위로 제안된 시간이다. 25분은 집중이 부담될 정도로 너무 길지도 않으면서 집중을 못할 정도로 짧지는 않다. 하지만 독서와 논문 읽기, 그리고 글쓰기를 각각 25분씩 한다면 1시간 반정도가 걸리는데 이는 일정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쁜 날에는 각 활동의 길이를 5-10분 정도로 단축해서라도 하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
7.
독서 직후에는 내 분야에서 관련된 논문 하나를 25분간 읽는다. 영어 논문이지만 독서를 하며 어느정도 정신이 웜업이 되어있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없이 임할 수 있다. 간단한 논문은 25분내에 끝나기도 하지만 어려운 개념은 이틀 정도에 나눠서 소화하기도 한다. 이 업무 관련된 활동을 아침활동에 넣은 것은 논문 공부와 코딩을 모두 해야하는 내 업무상 비교적 하기 쉬운 코딩에만 집중하기 쉬운데 그래도 매일 최소한의 공부를 하기 위하여 아침에 공부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8.
나는 하루중 아침에 샤워를 하는 타입인데 그렇게 해야지만 하루를 개운하게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짧은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기상하자마자 독서와 논문을 연달아 읽고나면 다소 머리가 지치기 시작하는데 이때 따뜻한 물로 샤워하며 긴장된 몸과 머리를 풀어주고 다음 활동인 글쓰기를 위한 소재를 생각하며 공상을 한다.
9.
가장 최근에 추가된 글쓰기는 연초의 올해 목표중 하나로 설정한 습관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였으나 여러모로 굉장히 좋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평소 회사 일에 치이다 보면 발생하는 일들에 치여 대응하기 급급하기 일쑤인데 글을 쓰기 위해 깊이 생각하며 생활에 대한 나의 주도권을 다시 찾게되는 느낌이다. 또한 내 머릿속에서 날뛰는 생각들을 글로 가다듬어 적어놓고 나면 생각보다 별 것 아닌 일들이 많아서 머리를 비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10.
마지막은 내가 가장 처음에 들인 습관중 하나인 하루 계획이다. 오늘의 일정과 해야할 중요한 일들을 글로 정리해두고 하나씩 처리해가면 성취감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잊지 말아야할 잡다한 일들을 써놓음으로써 집중력 분산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습관은 학생 때 부터 유지해온 습관인데 원래 간단한 포스트잇에 시간별로 오늘의 스케줄과 할 일들을 적어놓고 지갑속에 붙이고 다니며 보곤 했다. 그래서 연말에는 이 포스트잇들이 한웅큼씩 쌓이곤 했는데 이를 보관하기도 애매하고 버리기도 아까워서 최근에는 아이패드 메모장에다가 계획을 한다. 날짜와 아침에 성공한 아침루틴을 나열하고 오늘 계획을 확인하며 해야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계획한다. 학생 때와 달리 돌발성 일들이 많아서 시간은 엄밀하게 계획하지는 않는다. 연말에 이 기록들을 되돌아보곤 하는데 일년동안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던 계획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이렇게 글로 써 놓으니 방대해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고민 없이 한 활동이 다음 활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루틴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슬럼프일 때 악의 순환에서 빠져나오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을 때 일단 이불을 개는 것으로 시작하면 습관적으로 루틴을 마치게 되고 이는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활력을 제공한다. 루틴을 만드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쉬워서 실패하기 조차 어려운 것을 최소 2달동안 유지하는 것으로 시작하기를 권한다.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처음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연습을 하다보면 확실히 쉬워진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 습관이 장기적인 나의 모습을 결정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