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6명 더 진행하여 우리팀 전원의 1대1 면담을 마쳤다. 단둘이 이야기 할 때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할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들을 수 있다.
일 하신지 두 달 된 인턴 S는 새 관찰이 취미라고 하셨다. 딥러닝을 활용해서 실사 버전 포켓몬 도감같이 새 도감을 만들면 재밌겠다고 상상하며 웃었다. 이번주에 입사하여 바로 당일 면담을 한 J는 오랜 취준 기간 함께했던 애인이 있었는데 정작 취업이 되자마자 차였다고 한다. 많이 힘들었지만 덕분에 지금은 일에 몰입할 열정이 샘솟고 있다고 하였다. 팀의 에이스로 내가 많이 의지하고 있는 L은 나에게 만약 지금 기억을 모두 가지고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갈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여러 장점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주위 사람들에 대한 10년 간의 기억을 나만 가지고 있게 된다면 서글플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오랫동안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이 좋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나의 이상적인 업무 환경은 진정성있는 인간적 교류를 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집단에 대한 애정과 구성원들에 대한 친밀감과 같은 감정들도 업무적 동기 부여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 친분이 공적인 판단을 흐리면 안되겠지만 일터에서 사적인 관계를 배재하는 것도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면담을 진행하면서 팀원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졌을 뿐만 아니라 그분들에 대해 훨씬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었다. 이래서 아무리 번거롭더라도 단체가 아닌 단둘이 이야기 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다.
금요일 휴가를 내고 친구 두명과 제주도로 3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비행기, 숙소, 렌터카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출발하였지만 모든 순간을 재미있는 주제의 토론과 드립으로 꽉꽉 채운 알찬 여행이었다. 나이가 들며 재밌고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낄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데 이렇게 진심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인 것 같다.